google-site-verification=-KZZsKjYjwUdvrz71m0zStvqvYOG2ZQgflznhKh5LIE V 세븐 일곱 가지 죄악으로 짜인 연쇄 살인, 절망 끝에서 마주한 인간성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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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일곱 가지 죄악으로 짜인 연쇄 살인, 절망 끝에서 마주한 인간성의 그림자

by eky 오늘의 기록 2025. 12. 20.

세븐

세븐 일곱 가지 죄악으로 짜인 연쇄 살인, 절망 끝에서 마주한 인간성의 그림자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1995년 영화 <세븐(Se7 en)>은 은퇴를 앞둔 형사 서머셋(모건 프리먼)과 젊은 형사 밀스(브래드 피트)가 기독교의 ‘7대 죄악’을 모티브로 한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스릴러입니다. 비와 어둠이 끊이지 않는 이름 없는 도시를 배경으로, 폭식·탐욕·나태·음욕·교만·시기·분노를 상징하는 살인들이 치밀하게 전개되며, 관객을 극단적인 도덕적 딜레마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충격적인 박스 엔딩과 우울한 톤은 개봉 당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오늘날에는 누아르 스릴러의 대표작으로 평가받으며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비가 멈추지 않는 도시, 일곱 개의 예고장으로 시작된 사건

영화는 은퇴를 일주일 앞둔 노련한 형사 서머셋이 폭식죄를 상징하는 끔찍한 첫 번째 시체 현장을 조사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곧이어 전출 온 젊은 형사 밀스가 파트너로 배정되면서, 두 사람은 성격과 수사 방식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콤비를 이루게 되죠. 서머셋은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베테랑으로 도시의 부패와 폭력에 깊은 피로를 느끼고 있는 반면, 밀스는 정의감과 분노가 앞서는 혈기왕성한 신참입니다.

폭식에 이은 두 번째 살인은 ‘탐욕’을 주제로 한 변호사의 시체로, 범인은 이미 성경과 단테의 <신곡>, 중세 도상학을 연구한 흔적을 남기며 자신을 “도덕적 심판자”로 연출합니다. 서머셋은 오래된 문헌 자료를 뒤져 ‘7대 죄악’을 체계적으로 살펴보며, 범인이 도시 전체에 대한 거대한 설교를 준비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 서론부에서 핀처는 끊임없이 내리는 비, 어둡고 눅눅한 골목, 창문도 제대로 없는 아파트를 통해 도시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지옥 혹은 연옥처럼 묘사하며, 관객에게 사건이 단지 개별 범죄가 아니라 구조적 타락의 증상임을 암시합니다.

일곱 죄악이 낳은 끔찍한 퍼즐과, 사냥꾼에서 사냥감이 된 형사들

수사가 진행되면서 탐욕, 나태, 음욕, 교만을 상징하는 연쇄 살인들은 점점 더 잔혹해지고 상징적이 됩니다. ‘나태’ 피해자는 1년 가까이 침대에 묶인 채 거의 미라 상태로 발견되고, ‘음욕’ 살인은 강제로 특수 도구를 사용하게 만든 뒤 성매매 여성을 살해하게 하는 방식으로, 살인범이 직접 손을 대지 않고도 타인의 죄책감을 도구로 삼는 잔인함을 드러냅니다. 서머셋과 밀스는 도서관 기록과 수상한 이름을 추적해 범인의 아파트를 급습하지만, 증거 부족으로 체포에 실패하고 오히려 빌딩 복도에서 치열한 총격전을 벌인 끝에 그를 놓치고 맙니다.

그러나 영화 중반, 범인이 스스로 피투성이 상태로 경찰서에 걸어 들어와 “자수”하는 반전이 일어나고, 남은 두 죄악인 ‘시기’와 ‘분노’를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무대가 사막 외곽에서 펼쳐집니다. 택배 트럭이 가져온 상자 속에 밀스의 아내 트레이시의 잘린 머리가 있다는 사실이 암시되면서, 살인범 존 도우는 자신의 죄악이 ‘시기’(밀스의 평범한 행복을 부러워함)였음을 고백합니다. 이 순간 밀스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존을 사살하면, 그는 ‘분노’ 죄악의 구현체가 되어 존의 계획은 완성되고, 그렇지 않다면 아내의 죽음을 참고 범인을 법정에 세우는 길을 선택해야 하는, 극단적인 도덕적 딜레마에 놓이게 됩니다. 핀처는 여기서 정답을 제시하지 않고, 밀스가 결국 방아쇠를 당겨 계획을 완성시켜 버리는 결말을 택함으로써, 관객에게 “이 도시에서 과연 누가 죄인이 아닌가”라는 불편한 질문을 남깁니다.

“세상은 여전히 가치가 있다” 세븐이 던지는 냉혹하지만 희미한 희망

<세븐>은 개봉 당시 약 3,27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 3억 2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어두운 톤과 충격적인 결말로 범죄 스릴러 장르의 기준점을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로저 이버트는 이 영화가 단순한 살인 미스터리가 아니라, 도시 문명과 도덕의 피로에 대한 우화로 작동한다고 평하며 높게 평가했습니다.

엔딩에서 서머셋은 헤밍웨이의 말을 인용해 “세상은 싸울 가치가 있는 곳이고, 나는 두 번째 부분에 동의한다”라고 말하며, 절망 속에서도 아주 미약한 수준의 책임감과 희망을 붙들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세븐>이 지금까지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선과 악을 단순히 흑백으로 나누지 않고, 타락한 환경 속에서 인간의 분노·무력감·도덕적 회색지대를 냉정하게 비추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이런 세상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장르 영화가 얼마나 깊은 윤리적·철학적 논의를 촉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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